2000년 2월 20일에 시행한 법원직 9급 (법원서기보직) 공무원 시험 국어 기출문제입니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2)
신토불이만이 건강을 지켜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남의 땅에서 난 것이라도 깨끗하면 건강에 유익할 것이고, 우리 땅에서 난 것이라도 뭔가 장난을 쳤다면 건강에 나쁜 것이다. 제철에 난 과일을 먹어야 한다는 논리도 그렇다. 그럼 비닐하우스는 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지구를 빙빙 돌며 벌어와도 시원치 않은데, 골방에 쭈그리고 앉아 못난 우리 것 지킬 생각만 하고 있음은 아무리 생각해도 못난 짓이다.
우리 사회의 ‘신토불이’에는 일종의 기피증과 문화적 폐쇄성이 교묘하게 숨어 있다. 기피증이란 자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싫어하거나 불안하게 느끼면 미리 도피해 버리는 증세다. 그리고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핑계를 만들게 된다. 핑계 대지 말자. ㉠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 보자.
한민족의 건강은 신토불이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민족의 미래는 노자의 무위자연으로 열릴 것도 아니다. 못났으면 빨리 고치고, 좋으면 나가서 알리자. 뭐 그리 겁낼 일이 많은가.
01. 이 글에 나타난 지은이의 태도는?
① 선진국에 대한 적대감이 강하다.
② 국가 간의 경쟁에 대해 소극적이다.
③ 개방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④ 우리 농산물에 대한 신뢰감이 약하다.


주로 논리적이거나 설득적인 글에서, 글쓴이가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이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가, 문제 상황 혹은 현실을 대하는 글쓴이의 태도를 파악할 수 있는가 등을 묻는 유형이다. 이 유형 역시 글 전체의 내용과 연관시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글에서 지은이는 외국의 좋은 것을 받아들여서 우리 나라의 나쁜 것을 빨리 고치고, 또 우리 나라의 좋은 것을 외국에 널리 알리자며 개방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02. 밑줄 친 ㉠과 같은 뜻의 한자 성어는?
① 전화위복(轉禍爲福)
② 진퇴유곡(進退維谷)
③ 역지사지(易地思之)
④ 발본색원(拔本塞源)


③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 봄.
① 재앙이 도리어 복이 됨.
②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어려운 처지
④ 폐해의 근원을 뽑아서 아주 없애 버림.

03. 다음 글에서 칠십을 뜻하는 말이 아닌 것은?
독립이 없는 나라의 백성으로 칠십 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 애탐을 받은 나에게는 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 완전하게 자주 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 보다가 죽는 일이다.
① 고희(古稀)
② 종심(從心)
③ 희수(稀壽)
④ 망칠(望七)


④ 망칠(望七):일흔 살을 바라본다는 뜻에서 사람의 나이 예순한 살을 이르는 말
① 고희(古稀):두보의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사람이 살아감에 칠십이란 나이는 예로부터 드물다.)’에서 나온 말
② 종심(從心):공자의 ‘從心所欲不踰矩(종심소욕불유거;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가도 법도를 넘지 않는다.)’에서 나온 말
③ 희수(稀壽):일흔 살, 희년(稀年)  * 희수(喜壽):일흔일곱 살

 ‘나이’를 나타내는 말
∙10세:沖年(충년)
∙15세:志學(지학)
∙20세:弱冠(약관)
∙30세:而立(이립)
∙40세:不惑(불혹)
∙50세:知命(지명), 地天命(지천명), 艾年(애년)
∙60세:耳順(이순)
∙70세:古稀(고희), 從心(종심), 稀壽(희수), 稀年(희년)

04. 일본 오자끼의 ‘金色夜叉’를 번안한 조중환의 신소설 ‘장한몽’에 해당되는 것은?
① 조실부모한 이수일은 선친의 친지 심택의 집에서 자라면서 그의 딸 심순애를 사랑하게 된다. 그들은 서울 다방골 김소사 집에서 윷놀이를 하다가 부호의 아들 김중배를 알게 되는데, 김중배는 순애와 가까워지려고 한다.
② 6월 중순 博川 송림 마을에는 서늘한 밤이 왔다. 25세 가량의 부인이 사기병 하나를 든 채 실성한 사람처럼 숲속을 걷다가 병 안에 든 것을 꿀꺽……
③ 강원도 강릉 두메 경금 동네는 자수 성가한 사람들이 모인 마을로, 그 중에서도 최병도 내외는 생일에도 고기 한 점 안 사먹는 구두쇠로 부자가 된다. 개화당의 김옥균을 사숙하다 갑신정변으로 그가 일본에 망명하자 낙향하여 제물 모으기에 전념하게 된 것인데, ……
④ 일청 전쟁의 총성으로 평양이 떠나갈 듯하다 멈춘 황혼 무렵, 모란봉에 30 안팎의 부인(옥련 母)이 경황 없이 허덕이고 있다. 난리에 헤어진 지아비 김관일은 딸을 찾다가 밤이 되자 헌병부에 끌려 간다.


장한몽(長恨夢):1913년 조중환이 일본 오자끼의 ‘끈지끼야차[金色夜叉]’를 번안한 애정 소설이다. 주인공은 이수일과 심순애이고, 매일 신보에 연재되었으며, ‘문수성’, ‘유일단’에서 공연했다.
③은 ‘은세계’, ④는 ‘혈의 누’이다.

05. 고려 시대의 국어를 연구하는 문헌 자료로 볼 수 없는 것은?
① 계림유사(鷄林類事)
②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
③ 동국정운(東國正韻)
④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


‘동국정운(東國正韻)’은 조선 전기의 국어 자료이다.

 국어사 이해 자료
1. 신라 이전:삼국유사 소재의 향가 및 인명, 지명, 삼국사기 지리지의 고지명, 금석문 등
2. 고려 시대:계림유사, 조선관역어, 향약구급방
3. 조선 전기:악장류(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음운서류(훈민정음 해례본, 동국정운, 홍무정운역훈, 사성통고, 훈몽자회, 사성통해), 불경 언해류(석보상절, 월인석보, 능엄경 언해, 원각경 언해), 경서․문학서 언해류(내훈, 삼강행실도, 번역 소학, 소학 언해, 효경 언해, 명황계감 언해, 분류 두공부시 언해) 등
4. 조선 후기:음운서류(훈민정음 운해, 삼운성휘, 자모변, 언문지, 아언각비), 언해류(두시 언해 중간본, 노걸대 언해, 박통사 언해, 첩해신어, 어제 소학 언해) 등

06. 다음 글은 이효석의 작품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감상의 일부이다. ㉠과 ㉡에 들어갈 알맞은 말로 짝지어진 것은?
허 생원이 무더위에 쫓겨 개울가로 목욕하러 나갔을 때에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었고,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개울가에서 옷을 벗지 못하고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자, 성 서방네 처녀가 그곳에서 울고 있었다는 것이다. 성 서방네 처녀가 무슨 연고로 거기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으나, 혼기를 맞은 그녀가 집안 형편이나 개인적 처지를 한탄하며 심란해 하던 중, 달빛 어린 메밀밭 경치에 자극된 센티멘털리즘 때문에 그곳으로 나왔으리라는 ( ㉠ )는(은) 있다. 그리하여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가 별로 없는 가운데 허 생원과 처녀 사이에는 처음이자 마지막 인연이 맺어졌고, 이 순간에 인간(人間), 성(性), 그리고 ( ㉡ )는(은) 혼연 일체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① ㉠ 암시-㉡ 자연
② ㉠ 생각-㉡ 메밀꽃
③ ㉠ 느낌-㉡ 달빛
④ ㉠ 예감-㉡ 나귀


㉠ ‘암시’란 바로 대어 밝히지 않고 넌지시 알리는 것으로, 이 글에서는 성 서방네 처녀가 심란함을 느끼던 중 달빛 어린 메밀밭 경치에 자극된 센티멘털리즘 때문에 물방앗간에 나왔으리라는 것을 암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 허 생원과 성 서방네 처녀와의 인연은 인간과 성, 그리고 자연(달빛 어린 메밀밭)이 혼연 일체를 이루는 순간에 이루어졌다.

07. 다음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에서 표현된 구절 중 무한한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은?
① 손이 기뻐하며 웃고,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드니 안주가 다하고 잔과 쟁반이 어지럽더라.
② 배 안에서 서로 팔을 베고 누워 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③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조물주(造物主)의 다함이 없는 갈무리로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④ 우리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긴 강의 끝없음을 부럽게 여기노라.


② 손과 소자가 화해를 하고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있는 모습(결)
① 손이 내적 갈등을 해소하고 소자와 함께 술을 마심.(결)
③ 소자의 위로-인생 무상의 극복(전)
④ 인생 무상-손의 감상(승)

소식의 ‘적벽부(赤壁賦)’
중국 북송의 문인 소식(호는 동파)이 손[客]인 양세창과 적벽에서 뱃놀이를 하며 지은 것으로 산문적․서술적 성격이 강한 부(賦) 형식의 작품이다. 적벽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손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인 삶과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08. 다음 중 어법에 맞고 정확한 문장은?
① 이 배는 사람이나 짐을 싣고 하루에 다섯 번씩 운행한다.
② 운전 기사와 잡담을 하거나 과속을 금지한다.
③ 영이는 노래를 하고, 순이는 키가 크다.
④ 인간은 자연에 복종하기도 하고, 자연을 지배하기도 하며 살아간다.


① 이 배는 사람을 태우거나 짐을 싣고 하루에 다섯 번씩 운행한다.
② 운전 기사와 잡담을 하거나 과속하는 것을 금지한다.
③ 영이는 노래를 하고, 순이는 춤을 춘다. / 영이는 키가 작고, 순이는 키가 크다.

09. 다음 중 띄어쓰기가 바르게 된 것은?
① 그는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감성적이다.
② 우리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③ 여행할 때 옷을 한 벌만 가지고 가는 사람은 무모하다.
④ 그 곳에 가려면 한 시간내지 두 시간이 걸린다.


①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 이성적이라기보다는
  * 여기서의 ‘보다’는 조사이다.
② 할 수 밖에 ⇨ 할 수밖에
④ 시간내지 ⇨ 시간 내지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0~11)
음덕(陰德)
옛날 상국(相國) 황희(黃喜)가 아직 미천할 때의 일이다. 어디를 가다가 노상(路上)에서 쉬노라니, 농부 한 사람이 소 두 마리에 쟁기를 메어 밭을 갈고 있었다. 희(喜)는 묻기를, “그 두 마리 소 중에 어느 소가 밭을 잘 가나요?”라고 했다. 농부는 대답을 하지 않고 밭을 다 갈고 나더니 희(喜) 곁으로 와서 귀에 대고 조그만 목소리로, “이쪽 소가 잘 갑니다.”라고 하였다. 희(喜)는 괴상히 여겨 묻기를, “그 말을 왜 귓가에 입을 대고 은근히 하시오?”라고 했더니, 농부는 말하기를, “비록 짐승일지라도 그 마음은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답니다. 이쪽이 잘 한다고 하면 저쪽은 일을 잘 못하는 것이 될테니, 그 소가 들으면 어찌 불평스러운 마음이 없겠소?”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희(喜)는 크게 깨달아 이로부터는 다시 남의 장점과 단점을 말하지 않았다 한다.
10. 이 글의 제목과 관련하여, 이 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① 자기가 부리는 동물은 가족처럼 돌보아야 한다.
② 함부로 다른 사람의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 된다.
③ 드러내지 않으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④ 일이 잘못된 것에 대해 남에게 그 탓을 돌려서는 안 된다.


‘음덕(陰德)’이란 남 앞에 드러내지 않고 배푼 덕행, 즉 숨은 덕행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글에서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

11. 이 글에 나오는 ‘농부’의 사람됨은?
① 모진 고난과 풍파를 겪고 난 인생의 승리자
② 농사일을 천직으로 알고 순응하는 농사꾼
③ 봉건 지배 체제에 저항하는 각성한 인물
④ 어진 덕성과 생활에서 우러난 지혜의 소유자


이 글에 나오는 농부는 음덕(陰德)을 행할 줄 아는 어진 덕성을 지닌 지혜의 소유자이다.

12. 다음 중 감정이 개입되고 화려체로 된 문장은?
①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도 같은 달이다.
②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이 있다.
③ 수필은 청자 연적(靑瓷硯滴)이다.
④ 문학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 주된 대상으로 한다.


화려체란 비유나 수식이 많아 찬란하고 화려한 색감을 나타내는 문체를 말한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3~14)
“아부지!” / “와?” / ㉠ “이래 가지고 나 우째 살까 싶습니더.”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그런 소리 하지 마라.” / “…….”
“나 봐라. 팔뚝이 하나 없어도 잘만 안 사나? 남 봄에 좀 덜 좋아서 그렇지, 살기사 왜 못 살아?”
“차라리 아부지같이 팔이 하나 없는 편이 낫겠어예. 다리가 없어 노니 첫째 걸어댕기기에 불편해서 똑 죽겠심더.”
“야야, 안 그렇다. 걸어댕기기만 하면 뭐 하노? 손을 지대로 놀려야 일이 뜻대로 되지.”
“그럴까예?”
“그렇다니. 그러니까 집에 앉아서 할 일은 니가 하고, 나댕기메 할 일은 내가 하고, 그라면 안 되겠나, 그제?” / “예.”
진수는 아버지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만도는 돌아보는 아들의 얼굴을 향해서 지그시 웃어 주었다. 술을 마시고 나면 이내 오줌이 마려워지는 것이다. 만도는 길가에 아무데나 쭈그리고 앉아서 고기 묶음을 입에 물려고 하였다.
그것을 본 진수는, / “아부지, 그 고등어 이리 주소.” / 하였다.

13. 이 글에 나오는 인물들은 방언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방언의 효과에 대하여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사실성을 살림과 동시에 그들의 성격을 드러내 보인다.
② 사실성을 살리나 그들의 성격은 드러내 보이지 못한다.
③ 그들의 성격은 드러내 보이나 사실성은 살리지 못한다.
④ 사실성과 그들의 성격 모두 살리지 못하고, 해학성만 드러내 보인다.


이 글은 사실적 묘사와 토착어의 구사를 통하여 인물의 성격과 상황, 분위기를 제시하고 있다.

14. 밑줄 친 ㉠에 담긴 인물의 심리와 거리가 먼 것은?
① 주변 시선에 대한 껄끄러움
② 아버지에 대한 죄송스러움
③ 아버지에 대한 원망스러움
④ 자신의 처지에 대한 참담함


㉠ 현실 상황에 대한 체념과 절망이 나타나 있을 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찾아 볼 수 없다.

 하근찬의 ‘수난 이대’
일제의 징용에 끌려 갔다가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박만도와, 6․25 전쟁에 나갔다가 한쪽 다리를 잃은 아들 진수의 삶을 통해 우리 민족사의 비극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비극적 단면을 제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데 커다란 의의가 있다. 토착어의 구사와 사실적 묘사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비극적 상황을 해학적으로 처리하여 어려움을 이겨 내려는 의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5~16)

15. 이 글은 ‘용비어천가’ 2장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주제는?
① 권계(勸戒)
② 송축(頌祝)
③ 절의(節義)
④ 효심(孝心)


악장은 조선 건국 및 문물 제도를 찬양하는 송가(頌歌)로서, 송축(頌祝)을 지향한다.

16.  이 글에 내재된 서정적 자아의 태도는?
① 걱정
② 기원
③ 의지
④ 회고


서정적 자아는 조선 왕조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고 있다.

 용비어천가
조선을 세우기까지 여섯 조종(祖宗)의 사적을 중국 고사에 비교하여 그 공덕을 기린 노래이다. 대표적 악장으로, 훈민정음으로 기록된 최초의 문헌이며, 15세기 국어의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17. 다음 글에서 작가가 한스럽게 여기는 원인을 한자 성어로 표현한 것은?
1천여 년의 바람과 비에 귀중한 옛 솜씨가 더러 이지러지고 무너진 것은 아깝기도 한량 없지마는, 15년 전에 크게 수리한 탓으로 도리어 옛 것과 이제 것을 분간하기 어렵게 된 것은 더욱 한할 노릇이다.
① 허장성세(虛張聲勢)
② 외화내빈(外華內貧)
③ 교왕과직(矯枉過直)
④ 남가일몽(南柯一夢)


③ 구부러진 것을 바로잡으려다가 지나치게 곧게 한다는 뜻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다가 지나쳐서 오히려 나쁘게 됨을 이르는 말
① 실력 또는 실속 없이 허세만 떠벌림.
② 겉은 화려하고 속은 부실함.
④ 허무한 한때의 부귀영화(현진건의 ‘불국사 기행’에서)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18~19)
화수분은 양평서 오정이 거의 되어서 떠나서 ㉠ 해져갈즈음해서 백 리를 거의 와서 어떤 높은 고개에 올라섰다. 칼날 같은 바람이 뺨을 친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앞을 내려다보다가, 소나무 밑에 희끄무레한 사람의 모양을 보았다. 그것을 곧 달려가 보았다. 가 본즉 그것은 옥분과 그의 어머니다. 나무 밑 눈 위에 나뭇가지를 깔고, 어린것 업는 헌 누더기를 쓰고 한 끝으로 어린것을 꼭 안아 가지고 웅크리고 떨고 있다. 화수분은 왁 달려들어 안았다. 어멈은 눈을 떴으나 말은 못 한다. 화수분도 말을 못 한다. 어린것을 가운데 두고 그냥 껴안고 밤을 지낸 모양이다.
이튿날 아침에 나무장수가 지나다가, 그 고개에 젊은 남녀의 껴안은 시체와 그 가운데 아직 막 자다 깬 어린애가 등에 따뜻한 햇볕을 받고 앉아서 시체를 툭툭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어린것만 소에 싣고 갔다.

18. 이 글은 전영택의 ‘화수분’의 결말 부분이다. 필자가 효과적인 결말을 주기 위하여 사용한 방법은?
① 사건 해석을 주관적으로 했다.
② 생략의 기법을 사용하여 여운을 강조했다.
③ 암시와 비약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④ 객관적 서술을 통해 비극성을 강조했다.


문맥을 통하여 서술상의 특징과 효과를 파악하는 문제이다. 이 글에서 관찰자 ‘나’는 화수분 일가의 가난과 고통, 그로 인한 비극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그려 냄으로써 그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이 결말 부분에서는 비극성을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19. 이 글에서 밑줄 친 ㉠ 부분의 띄어쓰기 표기로 맞는 것은?
① 해 져 갈 즈음 해서
② 해 져 갈 즈음해서
③ 해져 갈즈음 해서
④ 해져갈즈음 해서


㉠ 해져갈즈음해서 ⇨ 해 져 갈 즈음해서

 전영택의 ‘화수분’
가난 속에 피어난 어버이의 고귀한 사랑을 그린 사실주의․인도주의 계열의 단편 소설로, 지식인인 ‘나’가 문간방에 세들어 사는 행랑 아범(화수분)과 그 가족의 비참한 삶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20~21)
(가) 단어의 의미도 역시 변화하였다. 개화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정(人情)’이 ‘뇌물(賂物)’을, ‘방송(放送)’이 ‘석방(釋放)’을 의미했었다. 이처럼 어휘의 의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데, 의미 영역이 확장되기도 하고 반대로 축소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의미로 변화하기도 한다.
(나) 의미가 적용되는 영역이 원래보다 확장된 예는 많이 있다. ‘다리[脚]’는 처음에는 사람이나 짐승의 다리만을 가리키던 것이었는데 ‘책상’이나 ‘지게’의 다리 같은 무생물에까지 적용된 것은 의미가 확장된 결과이다. ‘영감(令監)’ 같은 말도 의미가 확장된 예이다. 이 말은 옛날에는 당상관(堂上官)에 해당하는 벼슬을 지낸 지체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남자 노인을 두루 가리키게 되었다.
(다)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의미가 적용되는 영역이 원래보다 축소된 경우도 있다. 그 예로 ‘짐승’이라는 단어를 들 수 있다. 이 말은 한자어인 ‘중생(衆生)’에서 온 말로, 원래 유정물(有情物) 전체를 가리키는 불교 용어이었지만, 이 말에서 비롯된 ‘짐승’이란 말은 인간을 제외한 동물만을 가리키게 되어 의미가 축소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는 ‘놈, 계집’ 같은 말이 있다. 이들은 원래 일반적인 ‘남자, 여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던 것인데, 그 의미 영역이 축소되어 지금은 비속어로 사용된다.
(라) 한편 의미의 확대나 축소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가령, ‘어리다’는 중세 국어에서 ‘어리석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적다’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또 ‘š??#62775;다’는 원래 ‘엄하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씩씩하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또 다른 예로는 ‘어엿브다’라는 단어가 있다. 중세 국어에서 ‘어엿브다’는 현대 국어처럼 ‘아름답다’는 뜻이 아닌 ‘불쌍하다’는 뜻이었다.

20. 이 글의 주제로 알맞은 것은?
① 단어 의미 변화의 원인
② 단어 의미 변화의 성격
③ 단어 의미 변화의 유형
④ 단어 의미 변화의 본질


이 글은 단어의 의미 변화를 의미의 확대, 의미의 축소, 의미의 이동으로 나누어 유형별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말의 역사’에서)

21. (가)~(라)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 (가)~(라)는 대등한 위상의 내용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② (가)와 (다)에서 주장된 점이 (나)와 (라)에서 각각 증명되고 있다.
③ (가)에서 말한 내용을 (나)~(라)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④ (가)와 (나)의 내용을 (다)와 (라)의 내용과 대조하고 있다.


(가)에서는 의미 변화의 유형에 대해 전체적으로 개괄한 후, (나)에서는 의미의 영역이 확장된 예에 대해서, (다)에서는 의미의 영역이 축소된 예에 대해서, (라)에서는 의미의 영역이 옮겨진 경우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22~23)
(가) ⓐ 정상 과학(normal-science), 즉 수수께끼 풀이(puzzle-solving)의 활동은 과학 지식의 범위와 정확성의 꾸준한 확장이라는 그 목표에서 볼 때, 크게 성공적인 고도의 집적된 활동이다. ㉠ 이러한 관점에서 정상 과학은 과학적 연구의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에 매우 정확하게 잘 맞는다.
(나) 그런데 여기에는 과학적 활동의 표준적 산물 한 가지가 빠져 있다. 정상 과학은 사실이나 이론의 새로움을 겨냥하지 않기 때문에 그 어떤 새로움이 저절로 찾아지는 것은 아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그리고 뜻밖의 현상들이 과학 연구에 의해 끊임없이 베일이 벗겨졌고, 과학자들에 의해 첨단의 새로운 이론들이 거듭 창안되어 왔다.
(다) 역사는 과학 활동이 이런 종류의 경이로움을 낳게 하는 고유의 강력한 테크닉을 개발해 왔음을 시사한다. 과학이 이런 특성에 따른다면 ㉢ 어떤 패러다임(Paradigm) 하의 연구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유발하는 데 효율적인 특수한 방법이라야 한다.
(라) 그것은 사실과 이론의 근본적인 새로움(novelty)이 하는 일이다. 그런 새로움들이 어떤 규칙 체계에서 우연히 생겨나면, 그것은 그와 관련된 다른 규칙의 세밀한 완성도를 요구하게 된다. 새로운 것들이 과학의 일부로 동화된 뒤에는 적어도 그 새로움이 끼어든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는 일은 이전과는 결코 같지가 않다.
(마) 우리는 이제 ‘사실의 새로움을 발견하는’ 과정과 그 다음으로 ‘이론의 새로움을 창안하는’ 과정을 고찰하면서 이 두 개념의 변이 과정을 알아보아야 한다. 그러나 ㉣ 발견과 창안 사이의 차이 또는 사실과 이론 사이의 차이는 지극히 인위적인 것임이 곧 판명될 것이다.

22. 이 글로 보아 밑줄 친 ⓐ에 관한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① 정상 과학에서는 모순되는 이상 현상들이 누적될 수 없으며 이것이 누적될 경우 정상 과학은 위기를 맞게 된다.
② 정상 과학의 출현은 그 분야가 아직 미성숙 단계에 있음을 나타낸다.
③ 정규적 연구에서 패러다임과 상치되는 결과를 얻는 경우, 이론의 성립 여부에 관한 의심보다 과학자의 능력 여부가 의문시될 수 있다.
④ 정상 과학에서는 패러다임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 예를 들면 기본 이론의 성립 여부에 대한 논의는 제기되지 않는다.


② 정상 과학의 출현이라는 말은 새로운 정상 과학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성숙 단계’에 있기보다는 관련되는 다른 분야에도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보아야 한다. ⇨ (라)

23. ㉠~㉣의 문맥적 의미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정상 과학은 가장 올바른 과학적 연구의 예이다.
② ㉡:정상 과학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
③ ㉢:특징 패러다임 하에서 연구하는 것의 의의는 오히려 그것이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④ ㉣:창안․이론이 발견․사실을 낳는가 하면 발견․사실이 창안․이론을 낳기도 한다.


㉠은 과학 지식의 범위와 정확성을 꾸준히 확장하는 데에 목표를 두는 정상 과학은 과학 연구의 가장 일반적 예라는 뜻이다. 오히려 필자가 말하는 가장 올바른 과학적 연구는 (다)에서 드러나듯이 정상 과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 24~25)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 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歸蜀途)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24. 이 시는 서정주의 ‘귀촉도’이다. 둘째 연의 ‘은장도’가 암시하는 내용과 상징적 의미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임에 대한 정절의 표현이다.
② 여성을 상징하는 시어이다.
③ 임의 죽음에 대한 회한의 의미가 담겨 있다.
④ ‘머리털’과 상응하면서 영원한 이별의 의미를 상승시킨다.


‘은장도’나 ‘머리털’은 여인의 정절이나 생명을 상징한다. 은장도로 머리털을 베어 ‘육날 메투리’를 삼아 떠나는 임에게 신겨 드린다는 것은 임이 부재하는 세상에서는 자신의 삶도 부질없고 의미 없는 것임을 암시한다.

25. 이 시에 쓰인 시어의 해석으로 적합하지 못한 것은?
① 파촉:죽음의 세계
② 메투리:삼이나 노 따위로 삼은 신
③ 은핫물:은하수
④ 이냥:두 동강


이냥:이 모양대로, 이대로 내쳐

 서정주의 ‘귀촉도’
사별(死別)한 임을 향한 정한(情恨)과 슬픔을 처절하게 노래한 시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죽음의 길로 떠난 임에 대해 여인이 느끼는 회한과 슬픔이 애절히 노래되고 있다. 임이 떠나 버린 뒤에는 머리털(‘생명’ 상징)마저 부질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시적 자아의 진술을 통해 우리는 이 시가 지닌 정서의 깊이와 폭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진달래’, ‘육날 메투리’, ‘은장도’, ‘은핫물’, ‘귀촉도’ 등의 시어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하면서 주제 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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